서론의 한줄요약: 아 시발 993그레이 싸게 못사서 짱나서 이거샀다 마
스니커즈 시장은 소수매니아들의 취미생활을 벗어나
양적, 질적으로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만큼 커졌습니다.
예술품을 컬렉팅 하듯이 고가의 한정판 스니커즈를 모으고,
재테크의 수단이 되기도 하며,
무신사, 네이버라는 거대기업이 리셀(resell)시장에 진출하기도 했죠.
이러한 시장의 성장을 최전선에서 이끌어온 나이키, 아디다스 등과 달리
뉴발란스는 상대적으로 변방에 위치해 있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이세이미야케의 터틀넥, 리바이스501과 함께 Made in USA 라인의 992 모델을
유니폼처럼 입고 나와 신제품 PT를 하는 모습이
2000년대 이후 뉴발란스에서
대중적으로 가장 크게 바이럴된 사례가 아닐까 합니다.
이는 하나의 문화적 상징이 된 조던,
신발 발매시의 캠핑문화를 저로서는 처음 접했던 카시나샵과 덩크SB,
한때 탄탄한 매니아층이 있던
푸마&미하라야스히로, 리복퓨리,
(킁킁. 어디서 틀딱냄새가 나누?)
셀럽의 영향력과 센세이셔널한 디자인의 이지 등
스니커즈신에 한 획을 그은 사례들과는
분명히 다른 행보였습니다.
그러나 최근 시장의 엄청난 성장과 함께
뉴발란스도 키컬러와 상징성을 적절히 활용한
괜찮은(사악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Grey' 컬러와 'Made'라인이죠.
이를 대표하는 모델은 993/992 그레이 컬러라고 생각합니다.
십 수년전, 급식비(네 그시절에도 급식먹었습니다 도시락 아니구요)와
학원비, 통학봉고비 떼먹어서 한푼두푼 모아 샀던
나이키SB, 퓨리들을 떠나보내며 성인이 되었습니다.
샤이니 친구들의 컬러스키니 바지와
지디 형(돈많으면 형이지)의 센세이셔널한 패션들
사이에서 갈팡질팡.
패션 아노미 상태에 빠져있던 저는
한 장의 사진을 보고 신선한 충격에 휩싸입니다.
입생로랑의 CD(Creative Director)였던 스테파노 필라티는
한때 '세계에서 가장 옷을 잘입는 남자'로 사토리얼리스트 등
패션스냅블로그에 자주 등장하기도 했죠.
슬랙스에 매치한 저 신발.
저 뉴발란스 993이 저를 사로잡았습니다.
지금이야 슬랙스라는 단어를 패션에 관심없는 분들도
자연스럽게 쓰고 운동화에 포멀한 바지를 매치하는것을
어색하게 느끼지 않지만
저 당시 복숭아뼈까지 오는 기장으로 수선한
폴리 슬랙스에 뉴발993을 신고 돌아다니면
열 명 중 9명은
"교복을 왜 잘라입고 다니냐?"
"이 신발은 뭐냐? 못생긴게
(사실 얼굴을 보고 한말이란건 당시엔 깨닫지 못했습니다...)"
라고 했었습니다...
이후 류승범, 강동원, 현빈 등
국내 연예인들이 비슷한 착장을 보여주면서
보편화 되긴 했지요...
아 물론!
패션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문제였단건 저도 아니까
그생각은 속으로만하고 넘어가세요 ㅡㅡ
어쨋든 그 이후 십년 가량
한때는 패셔너블해서, 유행이 지나고 난 이후에는
언제든 편하게 신기 좋고 러닝, 걷기 등 운동용에도 적합하여
총 다섯켤레의 993을 신고 버리고 반복하였습니다.
그리고 올해들어
여섯번째 993을 사려고
조씨아저씨네를 들렀으나
왠일인지 네이비색의 제품만 판매중이더군요
몇 년 전부터 이어온 뉴발란스의
99X 시리즈 행보가 심상치 않긴 했지만
993은 이미 예전에 유행한거라
안전하겠지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어이 992 그레이컬러를
터트리면서 그 여파는 993에 까지 이르러
20만원을 훌쩍넘는 가격을 줘야
구매할 수 있게 되었네요...
그리고 이 물결이 한번 가고 다시
조씨네에 993이 입고될날을 기다리며
대신 M1400모델을 구매했습니다.....
네이비 컬러는 의류브랜드 제이크루와 콜라보한 모델로 알고 있습니다.
예전에 모스그린 컬러를 보유한적이 있었는데
이 신발 또한
10만원대의 가격에서 충분히 구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 뉴발란스에서 출시했을당시
금방 품절되었고
이후 몇 차례 재입고 되었습니다.
저는 하이츠스토어에서 할인을 약간 덧붙여
23만원정도에 구매했습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동글동글한 신발 라스트입니다
뉴발란스 신발, 특히 993을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한데
발볼의 넓이도 다양하게 나오는데다
나이키의 날카로운 쉐입과
비교하면
훨씬 안정감이 느껴지고
착화감도 편합니다.
사이즈는 270 정사이즈를 선택했습니다.
기본적으로 발볼도 여유있게 나와
정사이즈로 선택하시면 대부분
잘 맞을것 같습니다.
네이비컬러는 코디하기 쉽고 어디나 잘 어울립니다.
소재와 컬러 특성상 신다보면 색이 약간 빠지면서
바래질거같네요
국민조합
조거팬츠+뉴발입니다.
러닝 등의 운동에도 크게 무리는 없을것 같지만
굳이 이걸신고?
라는 생각은 드네요 ㅎㅎ
이상 리뷰보다 잡소리가 더 길었던
뉴발란스 M1400 리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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